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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영원히 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by 풀뿌리 편지 2024.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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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산 민들레

 

 

오늘도 우리 동네 명산(名山)

천마산에 오릅니다. 끼니는 걸러도 산행은

거를 수 없다는 마음밭을 일군 지 일년여.

 

오늘따라 유난히 오솔길 위에 삐죽 삐죽

돌출되어 있는 신갈나무의 뿌리가 정겹습니다.

제비꽃, 민들레꽃, 온갖 들꽃들이 너무

힘들어하지 말라고 영원한 눈물은 없다고

위로해주는 거 같습니다.

 

굴참나무의 깊게 패인 주름이 눈에 들어옵니다.

졸참나무나 떡갈나무의 주름과는 또 결이 다른

웅장함과 비장함이 느껴집니다.

 

산을 내려오면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화두를 던져봅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잠시 잠깐 다니러 온 이 세상.

다 바람같은 것입니다.

 

나는 뭘 그렇게 고민할까요.

뭘 그렇게 시기, 질투, 애증에 휩싸여 있을까요.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순간입니다.

 

기쁨이라는 것도 언제나 잠시 뿐,

돌아서고 나면 험난한 구비가 다시

펼쳐져 있는 것이 인생입니다.

열번 한숨 쉬고 한번 웃는 것이

인생입니다.

 

오늘 나는 할 일을 해나가면 될 것입니다.

하루를 성실하고 충실하게 살아나가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것입니다.

 

불행은 늪과 같아서 허우적거리거나

당황하면 더 깊이 빠져듭니다.

얼음장처럼  냉정하고 거울처럼 투명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대책을 세워가야 합니다.

 

여름이 가야 가을이 오고 겨울이 가야

봄이 오며 새벽이 가야 아침이 옵니다.

불행을 겪어내야 기적과 행복이 옵니다.

 

삶은 無에서  떠나는 것이요,

죽음은 無로 돌아가 새로운 존재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영원히 사라지는 것은

없으니 죽음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습니다.

 

모든 존재는 귀하디 귀하다는 사실을 항상

간직하며 사랑과 친절, 인지상정(人之常情),

역지사지(易地思之)에 뿌리를 둔 삶을

살아간다면  죽음의 두려움마저도 극복하고

삶의 꿈꾸는 일들에 훨씬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천마산 목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