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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관(人生觀) 잠시 잠깐 다니러 온 이 세상.다 바람같은 것입니다. 기쁨이라는 것도 언제나 잠시 뿐,돌아서고 나면 험난한 구비가 다시펼쳐져 있는 것이 인생입니다.열번 한숨 쉬고 한번 웃는 것이인생입니다. 우리에겐 매일매일 그냥 하루가 허락되어 있을 뿐입니다.나는 아무것도 움켜잡지 않고 아무것에도움켜잡히지 않겠습니다. 나는 오늘 하루 일어나는 모든 일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오늘 할 일을 해나갈 것입니다.하루를 성실하고 충실하게 살아나가는 것이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삶은 無에서  떠나는 것이요,죽음은 無로 돌아가 새로운 존재로 태어나는것입니다. 개로 태어날 수도 있고, 다시 사람으로 태어날 수도 있습니다. 이 세상에 영원히 사라지는 것은없으니 죽음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습니다. 모든 존재는 귀하디 귀하다는 .. 2024. 5. 5.
천마산에 복사꽃이 만개했습니다. 신행 중 만난 복사꽃이 너무나 아련 아름다워 배한봉 시인의 시 한편 올려봅니다.복사꽃 아래 천년 / 배한봉봄날 나무 아래 벗어둔 신발 속에꽃잎이 쌓였다쌓인 꽃잎 속에서 꽃 먹은 어린 여자 아이가 걸어 나오고,머리에 하얀 명주 수건 두른 젊은 어머니가 걸어 나오고,허리 꼬부장한 할머니가 지팡이도 없이 걸어 나왔다.봄날 꽃나무에 기댄 파란 하늘이 소금쟁이 지나간 자리처럼 파문지고 있었다.채울수록 가득 비는 꽃 지는 나무 아래의 허공.손가락으로 울컥거리는 목을 누르며, 나는 한 우주가 가만가만 숨쉬는 것을 바라보았다.가장 아름다이 자기를 버려 시간과 공간을 얻는 꽃들의 길차마 벗어둔 신발 신을 수 없었다.천년을 걸어가는 꽃잎도 있었다.나도 가만가만 천년을 걸어가는 사랑이 되고 싶었다.한 우주가 되고 싶었다. 2024. 4. 25.
이 세상에 영원히 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오늘도 우리 동네 명산(名山) 천마산에 오릅니다. 끼니는 걸러도 산행은 거를 수 없다는 마음밭을 일군 지 일년여. 오늘따라 유난히 오솔길 위에 삐죽 삐죽돌출되어 있는 신갈나무의 뿌리가 정겹습니다.제비꽃, 민들레꽃, 온갖 들꽃들이 너무 힘들어하지 말라고 영원한 눈물은 없다고 위로해주는 거 같습니다. 굴참나무의 깊게 패인 주름이 눈에 들어옵니다.졸참나무나 떡갈나무의 주름과는 또 결이 다른웅장함과 비장함이 느껴집니다. 산을 내려오면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화두를 던져봅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잠시 잠깐 다니러 온 이 세상.다 바람같은 것입니다. 나는 뭘 그렇게 고민할까요.뭘 그렇게 시기, 질투, 애증에 휩싸여 있을까요.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순간입니다. 기쁨이라는 것도 언제나.. 2024. 4. 17.
봄 단상(斷想) 이런 저런 이유로 그간 글쓰기에 소홀했습니다. 짬짬이 글쓰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절감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글쓰기가 저에게 어떤 의미인지 깨닫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우리동네 천마산 초입에 어느덧 연분홍 진달래가 수줍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진달래 곁에서는 생강나무가 외로이 진노랑 꽃봉우리를 터뜨리고 있구요. 철쭉은 아직은 부끄러운지 꽃몽우리만 틔워내고 있습니다. 불과 찰나의 시간 전에 가을 잎새가 흩날리던 이 산에 흰눈이 흩뿌리던 이 산에 봄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새싹이 돋고, 새순이 움트고, 온 산천에 잡초꽃, 나무꽃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울을 틔우고, 얼음장 밑에서도 물고기는 헤엄을 치며 생명을 이어갔습니다. 이제 봄비가 대지를 적셔주면 농부의 마음으로 시골집 앞 마.. 2024. 3.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