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산 #복사꽃1 천마산에 복사꽃이 만개했습니다. 신행 중 만난 복사꽃이 너무나 아련 아름다워 배한봉 시인의 시 한편 올려봅니다.복사꽃 아래 천년 / 배한봉봄날 나무 아래 벗어둔 신발 속에꽃잎이 쌓였다쌓인 꽃잎 속에서 꽃 먹은 어린 여자 아이가 걸어 나오고,머리에 하얀 명주 수건 두른 젊은 어머니가 걸어 나오고,허리 꼬부장한 할머니가 지팡이도 없이 걸어 나왔다.봄날 꽃나무에 기댄 파란 하늘이 소금쟁이 지나간 자리처럼 파문지고 있었다.채울수록 가득 비는 꽃 지는 나무 아래의 허공.손가락으로 울컥거리는 목을 누르며, 나는 한 우주가 가만가만 숨쉬는 것을 바라보았다.가장 아름다이 자기를 버려 시간과 공간을 얻는 꽃들의 길차마 벗어둔 신발 신을 수 없었다.천년을 걸어가는 꽃잎도 있었다.나도 가만가만 천년을 걸어가는 사랑이 되고 싶었다.한 우주가 되고 싶었다. 2024. 4. 25. 이전 1 다음